2014. 2. 7. 12:20

김용판 무죄 판결과 반박하는 권은희 기자회견, 우리는 염전 노예와 다른가?

국가 기관의 대선 개입과 관련한 김용판 혐의가 무죄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박 정권이 적극적으로 지난 대선 선거 개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명확해졌습니다. 수많은 증거들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현 정권만이 모든 것을 부정하는 현실은 국민들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행위일 뿐이었습니다.

 

국민을 부정하는 정권의 현실은 잔인함을 넘어 경악스럽기만 하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수사하던 경찰 책임자가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를 위한 기자회견까지 가지며 힘을 쏟아내는 그들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든 주범들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은 국회에서 가진 청문회에서도 선서도 거부하며 거짓말을 일삼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런 당당함의 이면에는 현 정권의 비호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이번 판결에서 명확해졌습니다.

 

재판부의 판결을 보면 그들이 대선 개입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냈는지 명확합니다. 그들은 결코 지난 대선의 조직적 개입을 심판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보였습니다. 모두가 부정하는 선거를 지배 권력만이 문제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김 전 청장의 혐의를 입증할) 유력한 간접증거인 권은희 과장의 진술이 다른 경찰관의 진술 및 정황증거들과 배치된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김 전 청장이 실체를 은폐하고 허위의 언론발표를 지시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문재인·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보도자료의 배포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밤 11시쯤) 및 언론브리핑 시점은 최선이었는지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재판부의 판결은 수사와 상관없이 이미 예고된 결과라는 사실을 재판부의 판결문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들은 권은희 과장의 진술은 거짓말이고, 우리는 김 전 청장을 믿는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 중립을 지킬 수 없다는 주장과도 같습니다.

 

권 과장이 선서까지 하면서 국회에서 밝혔던 모든 것들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김 전 청장의 죄는 죄가 될 수가 없습니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는 현 정권에 누가 되는 판결을 할 수는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일 뿐이었습니다.

 

대선 직전 큰 논란이 되었던 김 전 청장의 언론브리핑 시점과 관련해서는 경찰의 태도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유죄로 인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과정과 결과가 명확한 사건 속에서 그들이 취사선택한 것은 현 권력에게 유리한 판결이 전부였습니다.

 

경찰이 국정원 직원의 요청에 따라 컴퓨터의 분석 범위를 '대선 3개월 전 문재인·박근혜 후보 지지·비방글'로 한정한 것도 부당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점 역시 당황스럽게 합니다. 재판부가 철저하게 현 정권을 위한 판결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는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현재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만 명확하게 드러낸 셈입니다.

김용판에 대한 무죄 판결에 대해 권은희 과장은 "이번 판결은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과다. 상급 법원에서 명확한 판단을 내리도록 계속 노력 하겠다"는 말로 분노를 표현했습니다. 김 전 청장의 부당한 행동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소신발언을 했던 권 과장은 승진에서도 누락되는 황당함을 맛봐야 했습니다.

권력 앞에 모두가 줄 서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박 정권 1년은 강력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방송은 스스로 자신을 내려놓고 권력의 시녀 그 이상을 자처했습니다. 방심위는 철저하게 박 정권의 이중대를 자처하며 박 정권을 비판하는 그 어떤 방송도 제대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염전 노예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은 경악해합니다. 정신지체 장애인을 속여서 섬 염전에 판 파렴치한 존재들과 한 인격을 가진 인간을 무자비하게 노동력을 탄압해온 염전 주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경악했습니다. 어떻게 현실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노였습니다.

 

문제는 과연 우리가 염전 노예를 동정할 수 있는 상황인가입니다. 물론 염전 노예와 우리가 다르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역시 노예와 뭐가 다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니 말입니다. 과연 우리가 염전 노예와 과연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혼자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자유를 속박당하고 비정상을 정상이라고 우기는 현실은 그 지옥과도 같은 섬 마을의 염전과 다를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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