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6. 11:33

진도 다이빙벨과 유정복 안행부 전 장관의 선거운동, 다시 확인된 언론의 역할

세월호가 침몰한지 열흘이 되어도 진전이 없는 수색 작업. 언딘이 청해진과 계약을 맺고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참혹한 현실. 부패한 정권의 무능력한 재난대비 능력. 책임감은 없고 남 탓만 하는 정권의 현실 속에서 인천시장에 나선 전 안행부 장관 유정복의 행태가 분노를 하게 합니다. 진도 현장에서는 다이빙벨의 투입을 방해하는 언딘의 황당한 행동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박 정권의 재난 민영화 파트너는 언딘? 대형사고 없다고 찬양하던 유정복의 선거 운동

 

 

 

 

"이전 정권에서는 해마다 10명 이상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50년 만에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안행부 장관이던 지난 2월 14일 청와대 업무보고에 나선 유정복 안행부 장관의 이야기입니다. 안전을 앞세운 박 정권을 치하하기에만 바쁜 장관의 행보는 경주 참사에 이어, 세월호 참사까지 이어지며 저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한 참사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유정복 전 안행부 장관은 선거 운동에 여념이 없습니다. 

 

 

인천시장 후보로 나선 새누리당의 유정복 전 안행부 장관은 지난 23일 오후 인천시 부평의 한 새누리당 구의원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방선거 후보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여야 합의로 선거 운동을 하지 말자고 합의했던 이들에게는 그런 약속도 무의미했습니다.

 

23일 새누리당 구의원 후보 사무실에는 부평 지역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 10여명이 모였다고 합니다. 아직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표를 얻기 위한 후보들의 몸부림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상상은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대목입니다. 

 

"100표, 500표 모아봐야 '한 방'이면 날아간다. 한꺼번에 천표, 만표를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시장, 구청장(후보)이 같이 가야 한다. 누가 경쟁력이 있는지는 아실 것이다. 제대로 된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

 

"선거는 줄 선거다. 전략을 잘 세우면 모두 당선될 수 있고, 당선시킬 수 있다. 서로 견제하면 공멸이다. 새누리당의 압도적인 힘으로 밀어붙이면 가능하다"

 

유정복 후보는 그 자리에서 한 방 이야기를 하면서 선거 운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천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구청장도 함께 가야 한다며 축하자리에서 자신의 표밭을 다지기 위해 여념이 없는 모습 속에는 세월호 참사는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시작점이 된 인천에서 그것도 시장과 구청장 후보로 나선 새누리당 후보들이 모여 세월호 참사에 대한 깊은 애도를 보내는 것도 부족할 텐데, 선거운동에 여념이 없는 모습은 이들이 과연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려하는지 의심스럽게 합니다.

 

책임감을 누구보다 크게 가져야만 하는 전 안행부 장관이 다른 것도 아닌 수백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침몰 참사 기간에 아무렇지도 않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입니다. 이것도 모자라 야당을 적으로 간주하며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는 보도는 과연 이들이 인간은 맞는지 의심하게 합니다. 최소한 인간이라면 이런 시점에 선거 운동에 나서는 것도 한심스럽지만, 자신이 장관을 역임한 안행부에 대한 책임감 정도는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국민의 혈세로 먹고 사는 공무원들의 외유에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다음 날부터 유럽과 동남아로 여행을 떠나는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우린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까마득해지기만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낮은 자세로 누구보다 앞장서 재난 사고 현장에 나서야 하는 공무원들이 여유롭게 해외여행을 하는 곳이 대한민국입니다.

 

 

5억을 더 주지 않으면 선체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다는 언딘. 금양호 침몰에 5억을 받고 투입된 언딘은 선실진입이 어렵다며 5억을 더 요구했다고 합니다. 2010년 98금양호 침몰 사건 때 형을 잃은 이원상(50)가 기억하고 있는 언딘은 그저 돈이나 밝히는 존재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참혹한 현장에서 정부와 거액을 요구하는 행태를 보이는 그들에게 인명 구조는 남의 일일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언딘의 비협조로 내내 기다리다 바지선 결속을 시도했으나 고성과 고압적 자세로 결국 좌절되고 말았다. 자기 아들이 아니라도 저토록 무심할 수 있는지"

 

이상호 기자의 SNS을 통해 전해지는 현장의 이야기는 참혹하기만 합니다. 다이빙벨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마법의 주술은 아닙니다. 노력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다이빙벨이 투입된다고 갑자기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위험하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다이빙벨이 중요한 이유는 이종인 대표가 보이는 그 진정성에 많은 이들이 감동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선체 구조가 본업인 언딘이 아니라 인명 구조를 해왔던 이종인 대표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세월호 안에 살아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작업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 때문에 많은 이들은 다이빙벨의 투입을 간절하게 원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수백 명의 잠수사가 동원되었다는 기사들이 모두 거짓이라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언론의 작태는 더는 믿을 수 있는 보도는 아니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해경이나 군도 아닌 언딘이 '갑'이라는 발언이 나올 정도로 인명 구조 앞에서 텃세를 부리는 행위는 결코 용서될 수 없는 악행입니다. 침몰 첫 날부터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한민국의 재난구조 시스템의 붕괴는 결과적으로 언딘과 정부의 관계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언론과 유착된 정부가 재난 사고에도 민영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은 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언딘과 어떤 계약 관계를 맺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도 이번 세월호 사건 후 드러날 수밖에 없는 참혹한 현실이 두렵기까지 합니다.

 

억울하게 차가운 바다 침몰한 배 안에 갇혀 있는 수많은 실종자들을 앞에 두고 갑질을 부리고 텃세에 해경 역시 풍랑 예비특고가 발령되자 다이빙벨 작업하려면 해보라는 식의 입장을 취하는 행태는 인면수심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시기가 이렇게 텃세를 부릴 여유가 없음을 그들은 알지 못하는 듯합니다. 잠수병 타령을 하지만 언딘과 그들에 의해 계약된 잠수부들만 선별해서 작업하는 환경에서는 그 모든 것이 황당함으로만 다가올 뿐입니다.

 

"언딘의 대표는 현재 한국해양구조협회 부총재로 일하고 있는데요, 이 사단법인으로 여기에는 전현직 해경 주요 인사들이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언딘의 대표가 현재 해양경찰청 고객평가위원회의 임원이기도 합니다"

JTBC의 손석희 앵커가 보도를 했듯, 이 황당한 관계들의 퍼즐 속에 답은 존재할 것입니다. 해피아들이 만든 처참한 참사에 이를 구조하기 위해 나선 자들 역시 해피아라는 사실은 현 정부가 무능함을 넘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들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철저하게 사고 시작부터 현재까지 거짓으로 일관하는 현장의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피해자 가족들을 두 번 세 번 죽이고만 있을 뿐입니다. 현장의 소식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거대한 수색 작업을 한다고 포장하는 언론 역시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했다고 볼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권력의 시녀가 되어버린 언론이 재난 사고에서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왜 수많은 언론인들이 파업을 해야만 했는지 이제는 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론이 바로서지 않으면 결코 제대로 된 나라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는 잔인한 방식으로 알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참혹함 속에서도 여전히 정부의 입을 자청하는 주류 언론들의 보도는 국민들에게는 절망으로 다가옵니다. 그나마 대안 언론들과 소수의 진정한 언론의 역할이 묻힐 수도 있는 진실을 파헤치고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 정도입니다. 바른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확인된 세월호 참사는 그래서 더욱 서글프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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