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30. 14:39

언딘 위해 해군도 막은 해경, 대통령은 전혀 모르는 사실인가?

참혹한 현실 속에서 속속 드러나는 진실은 우리를 더욱 힘겹게 아프게 만들 뿐입니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를 수습하는 대한민국은 철저하게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만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고압적인 정부는 피해자 가족들을 협박하는 듯한 반응만 보이고 있는 형국이 우려스럽게 다가옵니다. 그들이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상황들이기 때문입니다.

 

언딘을 위한 해경, 과연 이런 독단을 대통령은 몰랐나?

 

 

 

 

한겨레가 단독보도 한 내용을 보면 충격적입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방부에 요구해 받은 답변서의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국방부가 이날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침몰 다음 말 해군은 사고 해역 물살이 가장 느린 '정조 시간'에 해군의 최정예 잠수요원인 특수전전단(UDT/SEAL)과 해난구조대(SSU) 대원 19명에게 잠수 준비를 마친 뒤 대기시키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탁월한 실력과 기술, 그리고 구조 장비 등을 갖춘 해군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구조 작업을 대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정작 가장 다급하게 그들에게 구조를 요청해야만 했던 해경은 해군을 돌려보내고, 오직 언딘만 수색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습니다.

 

유가족과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해경의 잘못이 이것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방부의 공식 답변서에 드러난 내용을 보면, 해군은 세월호 침몰 당일인 16일 오후 2시9분께 사고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해경보다는 늦게 도착을 했지만, 중요한 것은 해경이 하잠색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던 것과 달리, 해군은 이날 오후 6시에 SSU 요원 6명을 현장에 투입해 세월호 내부에 하잠색을 처음 설치했다는 사실입니다.

 

하잠색은 잠수사들을 위한 인도선을 의미합니다. 침몰 이후 자주 나왔던 생명선을 해경이나 언딘이 설치한 것이 아니라 해군 SSU 요원들이 첫 날 설치를 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해경과 언딘이 사고 첫날부터 철저하게 국민을 우롱하고, 실종자 가족들을 능멸해왔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해군 특수부대가 설치한 하잠색을 이용해 수색에 나선 그들은 철저하게 해군 특수요원들을 물리치고, 오직 언딘 만이 그 작업을 할 수 있는 특권을 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특권은 수백 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사체수습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끔찍한 살육이나 다름없습니다.

 

현장에 투입했던 초기 자원봉사 잠수원이 JTBC 9시뉴스에 인터뷰를 하며 명확해진 언딘의 사체인양 가로채기도 공식적으로 민간 잠수사의 말이 진실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언딘이 기자회견까지 하며 JTBC의 방송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지만, 해경 측이 이와 관련된 내용이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언딘은 기자회견까지 열며 거짓말을 했음이 드러났습니다.

 

 

침몰과 함께 적극적인 수색에 나섰다면 많은 이들을 구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국방부의 답변서에서도 드러났습니다. 배 안에 갇힌 첫 사체를 발견한 민간 잠수사의 발언 역시 해군의 주장처럼 제대로 된 수색을 했다면 많은 생명을 구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집단 살인극이나 다름없습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대한민국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졌다는 사실이 경악스럽고 수치스럽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합동 수색을 통해 배 안에 갇혀 있는 수많은 실종자를 구해내는 것이 가장 큰 임무인 해경과 해군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한 것은 책임 방기이자, 의도적인 살인이나 다름없습니다. 해경의 자리싸움에 밀린 해군의 무능력도 문제이고, 가장 탁월한 능력을 가진 해군까지 밀어내며 인명구조가 전문이 아닌 사기업에 중대한 임무를 맡긴 해경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져야만 할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과연 청와대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느냐는 점입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이 모든 사실을 보고 받았고, 최종적으로 대통령 역시 이 모든 사실을 들었을 것입니다. 해경이 자리싸움을 하느라 해군을 몰아내고, 인명구조 경험이 미천한 일개 사기업에 맡겼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았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청와대가 이런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 이 정부는 존재할 가치도 없습니다. 국가적 재난시 중대 사안을 정작 청와대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 정부는 전혀 정부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식물 정권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승인도 받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중요한 수색을 해경 마음대로 진행했다는 사실도 이해할 수 없고, 보고서까지 작성한 국방부가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은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유가족의 분노를 일으킨 한심한 대통령의 조문에 이어 형식적인 국무회의를 위한 사과에 반박하자 청와대 대변이이 밝힌 유감 성명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국무회의에서 어제 그런 사과의 말씀이 있었는데, 받아들인 쪽에서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굉장히 유감이다. 대통령은 진정성을 담았다"

유감이라는 표현을 유가족에게 사용하는 청와대의 시각은 분명합니다. 대통령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사과까지 했으면 감사해야지 그렇지 못한 유가족들이 무례하다는 반응이었기 때문입니다. 감히 유감이라는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그들이 정상인지 그게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한겨레가 밝힌 국방부의 답변서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은 알력싸움이나 하던 해경과 해군,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어부지리로 이권을 가진 사기업인 언딘이 참여하며 모두를 수장시킨 엄중한 사건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무한책임을 져야할 청와대는 오히려 유가족들을 무례하다고 나무라는 현실은 경악스럽습니다.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을 제외만 다른 이들의 잘못만 들먹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은 결코 할 수 없음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