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8. 13:24

KBS기자 반성문 기레기 중의 기레기 그래도 시청료는 올린다

KBS 막내 기자들이 공개적으로 반성문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국민들이 보인 분노에 막내 기자들이 느낀 굴욕과 분노는 자연스럽게 KBS 전체의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KBS와 새누리는 시청료 인상안을 긴급상정하려는 야만적 행동까지 보였습니다.

 

KBS 기자들의 자괴감과 시청률 인상, 이 지독한 불균형이 주는 의미

 

 

 

 

 

한선교 의원에 의해 갑작스럽게 소집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전체회의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논란이 여전히 국민 전체를 힘들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박심이라 불리는 한 의원이 KBS 수신료 올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습니다. 그들이 느끼는 가치라는 것이 고자 기레기 중의 기레기라고 불리는 KBS 수신료나 올려주려 노력하는 모습은 한심함을 넘어 잔인하게만 다가옵니다. 

 

 

세월호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하기도 바쁜 상황에서 국민적 분노를 받고 있는 KBS에 수신료를 올려주기 위해 긴급하게 미방위 전체회의를 소집하는 한심한 작태가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한심함을 넘어 이 정권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만 더욱 명확하게 해줄 뿐이었습니다.

 

한선교 미방위원장의 단독결정으로 7일 전체회의가 소집되는 상황에서 KBS 기자들은 집단으로 반성문을 올리며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KBS에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전면에 나서지 않는 입사 4년 차 미만 막내급 기자 40여명이 자사의 세월호 사고 보도와 관련해 '집단 반성문'을 올린 것은 이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2012년과 2013년 입사한 38~40기 취재·촬영 기자들은 사내 보도정보시스템에 '반성합니다'라는 A4 12장 분량제목의 글을 올려 세월호 참사를 취재하며 몸소 겪은 일과 심정을 담았다"

 

"KBS 기자는 '기레기(기자+쓰레기)'로 전락했다. KBS가 재난주관방송사로서 부끄럽지 않은 보도를 했는지 반드시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9시뉴스'를 통해 전달하고, 잘못된 부분은 유족과 시청자들에게 분명히 사과해야한다"

막내 기자들이 직접 문제를 재기하며 올린 이 반성문은 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기레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들은 KBS가 얼마나 문제가 심각한지를 고발하는 반성문은 많은 이들에게 큰 공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스스로도 느껴지는 이 지독한 현실에서 기자의 양심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이니 말입니다.

 

막내 기자들이 느끼는 이 심각한 수준의 좌절감을 토로하는 상황에서도 국장급 간부들의 발언들은 현 정권과 KBS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기만 합니다. 그들에게는 언론의 자유와 공정성은 존재할 이유도 가치도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집단들이라는 사실만 더욱 명확해졌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보도 잘못한 거 없고, 일부 문제는 있으나 그건 어쩔 수 없었다. 후배들이 현장에서 문제 제기 안하고 뒤통수치듯 이런 글을 쓰는 걸 이해 못 하겠다. 보도국장 발언을 문제 삼은 것과 연계해 생각해 보건데 이번 일도 정파적으로 이용하는 거 아닌가?"

임창건 KBS보도본부장은 후배 기자들의 반성문과 관련해 간단명료하게 정리했습니다.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서 자신들은 잘못한 것은 없다는 단정적인 발언은 결코 문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존재들이라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문제는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그들에게는 무엇이 문제이고, 왜 국민들이 KBS를 비롯한 언론에 기레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이해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현장에서 문제 제기를 안 한다는 표현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단순히 이번 세월호 사고만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부터 시작된 언론의 권력 시녀화가 가져온 재앙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이런 발언을 쉽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쉽게 토론을 통해 문제를 바로잡아나갈 수조차 없어진 한심한 상황임은 임 보도본부장이 반박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의 기본에 대한 분노를 정파적이라 치부하는 그에게 과연 무슨 이야기가 가능할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후배들의 이런 글은 대자보 정치다. 부장이 후배들과 대화하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다. 그럼 KBS가 실종자 가족 이야기를 다 들어줘야 하나?"

노골적인 친정부 발언들로 논란을 몰고 다니고 있는 김시곤 KBS보도국장은 기자들의 자사보도 비판 글에 대해 적반하장식 발언으로 다시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김 국장의 '대자보 정치' 운운은 수구세력의 가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문장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고작 현재 막내 기자들의 울분을 실종자 가족 이야기를 다 들어주지 않아서 생긴 일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참합니다. 검은 옷을 입지말라고 지시하던 김 국장은 세월호 피해자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비교해보면 얼마 되지 않는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자라는 점에서 이상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막장을 이미 보여주고 있는 그에게 후배들의 직언이 달갑게 들릴 이유도 없었을 테니 말입니다.

 

"사고 현장에 가지 않고 리포트를 만드는가 하면 매 맞는 것이 두려워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기사를 썼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 놓을 정도로 막내 기자들은 기자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내려놓고 KBS의 변화를 위해 글을 올린 것이었습니다. 논란이 되고 엉망이 되었던 KBS의 보도들이 결국 사고 현장에도 가지 않았고,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지도 않고 기사를 썼다는 고백은 충격적이기만 합니다.

 

가장 어린 기자들이 선배들의 잘못을 비판하며 기자로서 최후의 양심을 국민들 앞에 고백한 상황은 중요하게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국장들이 보이는 행태는 결코 KBS가 변할 수 없다는 확신만 주게 했습니다. 이렇듯 관제언론을 자처하는 그들에게 시청료를 올려주겠다고 성급하게 나서는 새누리당의 행동은 그들이 무엇을 위해 기를 쓰고 시청료를 인상하려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인간이라면 차마 할 수 없는 짓들을 그들은 조직으로 이름으로 해대고 있습니다. 이 지독한 현실에서 그나마 정상적인 길을 찾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현명해지는 것 외에는 없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막내 기자들의 반성문은 이미 삭제되었고, 이를 KBS 언론의 건강성으로 부화뇌동하는 한심한 작태는 이 나라가 어떤 모습으로 전락해가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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