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9. 17:12

김시곤 사임 노조 비판에 이어 길환영 사퇴 주장 KBS의 자중지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사임을 했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발언이 왜곡되었다고 밝힌 그에게는 사과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반성보다는 왜곡을 주장했고, 자신의 발언을 정치적으로 사용한 노조를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언론의 중립성을 파괴한 길환영 KBS 사장의 사퇴도 주장했습니다.

 

김시곤의 길환영 사퇴 주장은 무엇을 위함인가?

 

 

 

 

 

세월호 참사에 KBS가 폭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저 김시곤 보도국장의 막말만이 아니라, 그들이 친정부 방송으로 일관하며 국영방송으로서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주장만으로 담기에 바빴던 그들은 진실 보도와는 다른 괘를 걷고 있었습니다. 

 

 

지상파 뉴스가 아닌 JTBC 뉴스를 선호하고 뉴스타파나 이상호 고발 뉴스 등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집중된 이유는 그곳에서 진실을 봤기 때문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감추고 오직 정부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방송으로 전락한 지상파 방송에 대한 불신은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진실은 유언비어라 일축하고,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하면 수구세력들은 고소 고발로 상황을 흐리기에만 집착할 뿐입니다. 진실을 감추기 위해 여념이 없는 현실은 그래서 국민들의 분노로 극대화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제 16, 17살인 아이들 300여 명이 한꺼번에 숨진 이 사건을 정부는 철저하게 안전 불감증이나 세월호 선사의 잘못으로만 몰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만든 정책 잘못과 이 정권의 무능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인재였음에도 책임을 축소하고 피해가려고만 하는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박은 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정권 교체를 외치는 국민들의 분노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단순히 세월호 하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확실한 요구일 것입니다. 

 

이명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KBS의 행태는 당연히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보다는 정부의 입장만 대변하는 공영방송에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이런 그들의 행동에 보상이라도 하듯 새누리당은 이 상황에도 KBS 수신료 인상을 기습적으로 상정하는 황당한 행동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KBS의 문제에 대해 막내 기자들이 공개적으로 비난을 가했고, 이런 그들의 반성문에 좌파적 행위라고 비난하는 국장들의 반박까지 더해지며 KBS는 본격적인 자중지란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8일 KBS 간부들이 조문을 가서 성난 유가족들에게 비난을 받으며, 결국 김시곤의 기자회견까지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지난달 28일 회사 근처 중국집, 과학재난부와 함께한 점심자리에서 '안전불감증에 대한 뉴스시리즈물을 기획해볼 필요가 있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한해 6000~1만명에 달하고 한 달에 500명 이상 숨지는 만큼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 일깨워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노조 쪽에서 일방적인 주장으로 회사 이미지와 명예를 훼손했다. 일부 언론은 릴레이식 보도를 통해 비난을 확대 재생산했다"

 

검은 옷을 앵커들에게 입지 말라고 지시한 것은 시청자들의 의견을 따른 것뿐이라고 주장한 김시곤 보도국장은 많은 시간을 세월호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를 비교했다는 발언에 집중했습니다. 일부의 주장과 달리 자신은 결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사망자 수와 한 달 교통사고로 숨지는 이들이 비슷하다는 식의 발언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의 주장이 100% 맞다고 해도 세월호 참사를 안전불감증으로 치부했다는 것부터가 문제가 있음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문제입니다. 안전불감증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만들어진 결과라는 사실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케이비에스 사장은 언론중립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지닌 인사가 되어야 한다. KBS 사장은 우리나라 민주정치가 5년 단임제를 기반으로 뿌리를 내렸듯이 단임제로 돼야 한다. 언론에 대한 어떠한 가치관과 신념도 없이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 온 길환영 사장은 즉각 자진 사퇴해야 한다. 그 이후에 KBS 사장의 임기는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

노조에 대한 비난에 이어 김시곤 보도국장은 충격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자신이 사임을 한다고 밝히며, 현 KBS 사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자진 사퇴를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기자회견 자체도 사과와 해명 정도로 끝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사임을 발표했고 그것도 모자라 길환영 사장 사퇴까지 주장했다는 점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럴듯한 수사들로 포장되어 있지만 과연 그가 보도국장으로 있으며 얼마나 언론의 중립성을 지켜왔는지 반문 먼저 해야만 할 것입니다. 왜 국민들이 KBS 뉴스를 거부하는지, 그리고 왜 그들에게 기레기라는 비난을 하는지는 누구보다 보도국장 등 간부들이 더 잘 알고 있는 문제일 테니 말입니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방송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린다. 다시 한번 여기 계신 여러분, 그리고 이번 사고로 인해 큰 슬픔을 당하신 실종자 가족 여러분,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 KBS 사장으로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난 밤 KBS를 찾아 사장 면담을 요구한 유가족들을 거부했던 길환영 KBS 사장은 김시곤 보도국장의 기자회견에 이어, 유가족들을 찾아 사과를 했습니다. 마지못해 현장에 나타나 그가 늘어놓은 사과가 과연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누구도 알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형식적인 사과들에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의 사과 요구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다, 분노가 극대화되자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하는 형식을 취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이들의 행동들은 진정성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시곤은 사임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길환영 사장에게도 사퇴를 하라고 종용했습니다. 그 발언이 길 사장의 사퇴로 이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KBS가 분명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막내 기자들의 집단 반발에 이어, 간부들의 분노는 사임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길 사장에게도 사퇴를 요구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무엇 하나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듯 김시곤의 사임과 길환영에 대한 사퇴 요구 역시 자중지란으로만 다가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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