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5. 14:18

정몽준 팽목항 냉대vs박원순 팽목항 오열, 이게 현실이다

서울시장 후보들인 박원순과 정몽준 의원이 모두 팽목항을 찾았습니다. 정 의원은 기자들을 대동하고 자신의 행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찾았고, 박원순 후보는 기자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하게 팽목항을 찾았습니다. 정 후보는 냉대를 받았고, 박 후보는 유가족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오열을 했습니다.

 

박원순의 진정성과 정몽준의 형식의 차이, 국민들이 원하는 가치를 보여주다

 

 

 

 

여전히 팽목항에는 아직도 실종된 아이들을 기다리는 피해자 가족들이 남아있습니다. 아직 실종자 23명(승선 인원이 확실하지 않아 이 마저도 확신할 수 없는)을 기다리는 가족들은 여전히 팽목항에서도 그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서울시장 후보들인 박원순과 정몽준이 찾았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전국민의 분노가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현 정부는 더욱 집요하게 진실을 감추는데 급급합니다. 그리고 팽목항 현장에 형사들을 대거 파견하며 감시에 집착하는 현실 속에서 두 정치인의 행보는 극단적인 차이로 다가왔습니다.

 

국민들이 지방선거를 통해 정권 퇴진을 당연하게 여기는 국민들의 분노는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장 여당 후보들은 박근혜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고, 국민들은 선거에 참여하겠다는 높은 의지를 보이는 등 이번 지방선거는 몰락한 정권을 확인시켜주는 특별한 선거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입니다.

 

정 의원은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팽목항에 가겠다고 공표를 했습니다. 국민들을 미개하다고 발언한 아들에 대해 사과를 하고 24일이 지나서야 가족들 앞에 나선 정 의원의 행보는 진심보다는 보도를 위한 행보였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 팽목항 방문을 알리자, 당연하게도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정 후보가 언제 도착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행원 5~6명과 기자들이 호위하는 상황에서 팽목항을 찾은 정 후보는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플래시가 터지는 상황에서 피해자 가족들 앞에서 선 그의 모습은 이 정권이 왜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유가족 외 출입금지'라는 글씨가 적힌 상황에서도 이를 무시하고 가족들 앞에 등장한 정 후보를 반겨줄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전 세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 데도 이런 사고가 난 것은 수십 개의 감시·감독기구가 유착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부정·부패가 만연해 무엇이 부정부패인지에 대한 감각이 상실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능력이 부족하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부정부패를 없애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

 

정 후보는 팽목항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그럴 듯한 이야기를 쏟아내는데 집중했습니다. 부정부패가 만연한 세상에 자신이 열심히 부정부패를 없애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팽목항을 찾은 이유가 오직 서울시장 선거 운동이 전부였음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기자들을 앞세우고 안하무인처럼 '유가족 외 출입금지' 지역들을 드나들기에 여념이 없는 정 후보의 행보는 처참하기만 합니다. 유가족들 앞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정 후보의 모습은 '미개인' 발언을 했던 아들이나, 그런 아들에게 시기적으로 문제라며 두둔한 부인의 문제와 별반 다를 것도 없어 보였습니다.

 

정 후보가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예고를 하고 현장에서는 자신의 선거운동에 여념이 없었던 것과 달리, 현 박원순 시장의 행보는 확실한 차이로 다가왔습니다. 기자들이 모두 빠져나갈 시간인 8시 50분경 진도체육관에 비서관 2명과 함께 조용하게 찾았습니다. 진도를 찾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등장했기 때문에 기자들도 박원순 시장을 행보를 몰랐다고 합니다.

 

피해자 가족들 앞에 무릎을 꿇고 그들의 이야기를 조용하게 경청하는 박 시장의 모습은 우연히 기자에게 목격되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가족들의 눈물에 조용하게 눈물을 훔치는 박원순 시장의 모습에는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연히 기자에게 목격되어 취재진들이 몰려들었지만, 박 시장은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박 시장의 방문 목적이 기자들과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들을 만나기 위함을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진도체육관만이 아니라 팽목항까지 찾은 박원순 시장은 정 후보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유가족들이 있는 천막을 망설임 없이 드나들던 정 후보와 달리, 수행원에게 상황을 먼저 파악하라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고 합니다. 유가족들이 피곤해한다는 현장 분위기를 듣고는 돌아선 박원순 시장이 찾은 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이었습니다.

 

 

유가족들의 상황을 최대한 배려하고 그들이 원하지 않으면 그저 얼굴을 내보이는 행위가 아닌, 진심을 담은 애도는 이런 행동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유가족들을 위해 노력하는 현장의 자원봉사자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감사를 드린 박원순 후보의 팽목항 행보는 정 후보와는 이렇게 달랐습니다.

 

유가족들 앞에서도 선거에 열중하는 정 후보의 행보는 여전히 그들이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만 명확하게 깨닫게 했습니다. 이들과 달리, 박원순 후보는 선거가 아닌 유가족의 아픔이 무엇인지 살피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박원순 후보에 많은 이들이 호평을 보내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기자들에 둘러싸인 정 후보와 유가족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던 박 후보. 우리가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하는 이유는 이들의 행보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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