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9. 13:57

해경 해체시킨 박근혜 대국민담화 근본적인 해법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 번째 대국민 담화를 했습니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는 눈물이라는 양념을 함께 했지만, 대국민 사과가 낳은 결과는 그저 해경 해체라는 화두만 내던진 채 이명박이 입에 침이 마르게 외쳐대던 UAE로 급하게 떠난 대통령의 뒤에 남겨진 것은 수백 명의 시민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일만 벌어졌습니다.

 

해경 해체가 모든 문제의 해법이라고 생각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었지만 국민들의 분노가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 형식을 위한 형식에서 진실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경 해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꼬리 자르기의 새로운 방법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었습니다.

 

해경을 해체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에 대한 고민은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박 대통령이 내놓은 해경 해체는 그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해경이라는 조직 자체가 사라진다고 그 조직원들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 해체의 핵심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해경을 해체한다는 충격 요법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이를 대체할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는 주장과 다름없습니다.

 

해경을 해체하고 국가안전처로 모든 것을 넘겨 통합하겠다는 발언은 박 심들을 앞세워 이 조직마저 접수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만 들게 합니다. 단순한게 해경을 해체한다고 잘못이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정작 책임을 져야만 하는 자들은 조직을 달리해 다시 한 번 철보직을 부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과 다름 없습니다.

 

다양한 수사들을 동원한 그럴 듯한 담화를 내놨지만, 과연 이게 해법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은 들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썩어 문드러진 권력들은 그대로 놔둔 채 해경이라는 단체에게 이름을 빼앗는다고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바뀌어야 할 상층부는 그저 이름만 바꾼 자리에 그대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는 대국민 사기극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뿐입니다.

 

"해경의 구조업무가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그 원인은 해경이 출범한 이래, 구조·구난 업무는 사실상 등한시 하고, 수사와 외형적인 성장에 집중해온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어왔기 때문이다"

 

"저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그냥 놔두고는 앞으로도 또 다른 대형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박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문제의 핵심이 해경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조업무 실패의 모든 것은 해경 출범 이래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어왔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구조적 문제를 그냥 놔두고는 앞으로 또 다른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없다며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대통령의 담화는 최악이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청와대와 철밥통 권력자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정작 현장에 있던 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이런 식의 꼬리 자르기는 최악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과연 그들이 무엇을 위한 조직 개편이고, 해체인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한 마디에 해체되는 해경의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에 넘기고,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긴다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수사와 정보를 경찰청에 넘긴다고는 하지만 결국 경찰 조직의 확대를 예고합니다. 해경이나 경찰이나 고질적인 문제를 함께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기능의 이관이 적절할지에 대한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안행부는 새롭게 만든 국가안전처로 핵심 부분을 모두 이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만드는 행정혁신처로 인사와 조직 기능도 옮기겠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 속에 핵심적인 고민의 흔적은 없습니다. 그저 또 다른 문제를 안고 탄생하는 안행부와 다름없습니다.

 

새롭게 만든다는 국가안전처는 결과적으로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와 안전과 인사·조직 기능을 총괄하는 이 거대 조직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조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책임감을 단순하게 해경 해체라는 형식적인 충격 요법만 내세웠을 뿐 본질적인 문제 해결은 그 어디에도 찾아 볼 수는 없었습니다. 

 

인적 쇄신을 통해 해경의 역할을 보다 확고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일 텐데, 그런 노력이 아닌 조직 개편만 앞세우는 개혁은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확신으로 다가옵니다. 기본적으로 바꿀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그놈이 그놈인 그들을 배치시킨다고 현재의 문제가 바뀔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붙이고 나서 무산된 후 촉발된 후폭풍에 박근혜는 당시 한나라당을 대표해 대국민 선언을 하면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눈물 정치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이번에도 이런 눈물 정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여념이 없어 보입니다.

 

"필요하다면 특검을 해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필요하다면 이라는 단서가 아니라 이미 필요성에 대해 이견이 없는 만큼 특검에 대한 자신의 소식을 보다 명확하게 밝혀야만 했습니다.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도록 하겠다는 발언이 나와야 했습니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말을 여론에 밀려 입에 담기는 했지만, 자신에 대한 경계선은 해경 해체와 유병언 엄벌로 마무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뿐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촛불 집회에 참석한 수많은 시민들을 경찰은 강제 진압을 하면서 입건했습니다. 그리고 수백 명의 시민들을 형사 처벌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들이 청와대를 향해 움직이려 했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현장의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해체를 하려는 자신들에게 갑작스럽게 해산 방송을 하고 진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눈물 정치를 하면서 분노를 표출하는 시민들을 억압하고 체포하는 형식으로 입을 막고, 정상적인 방송이 되어야 할 KBS는 철저하게 청와대 방송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과연 현재의 대국민사과가 무엇을 위한 사과인지 궁금하게 합니다. 그저 해경 해체를 하고 그 인력을 다른 식으로 재편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최악을 넘어 추악함만 더욱 크게 쌓을 뿐입니다.

 

"아랍에미리트와는 중요한 기술 수주가 많고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그간 대통령의 참석을 간곡히 희망했다. 대단히 중요한 국익이 걸린 사업이고,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고급 인력의 중동진출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에 (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을 결정했다"

 

청와대 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오후에 1박2일의 일정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수주한 원전 행사와 관련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한다고 밝혔습니다. '안전'으로 큰 문제가 여전히 산적한 상황에서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원전 수출을 위한 사업을 위해 출국한다는 이 아이러니가 현 정부의 민낯입니다.

 

이명박이 내세운 최고의 치적이었지만, 그 치적이 모두 그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사실은 이미 드러난 사실입니다. 더욱 원전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UAE 원전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UAE까지 날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황당하기만 합니다. 지금 이 시점 원전을 앞세워 불통의 담화만 반복하고 외국으로 떠난 대통령의 행태는 한심함을 넘어 처참하기만 합니다. 여전히 경제를 앞세우는 수사를 이용해 자신의 문제를 희석시키는 행위는 국민들을 더욱 섬뜩하게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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