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6. 13:25

MBC 이상호 명예훼손 고소, MBC는 국민들이 고소해야 하나?

MBC가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전직 MBC 기자였던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를 고소했습니다. 그들이 고발 내용으로 꼽은 것들을 보면서 대중들이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올은 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명예 훼손 혐의를 적용해 고소하는 MBC를 보면서 황당해하는 것은 이 비상식적인 일이 상식이 된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이상호 기자를 고소한 MBC, 비정상을 정상이라 우기는 정권답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는 것은 정당방위입니다. 그 명예는 개인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국가에도 존재하는 그 명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비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지켜질 명예라는 것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며 당연하게도 그 명예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막장 보도로 비난을 받아왔던 MBC가 그런 자신들의 문제를 비판한 이들을 고소를 했습니다.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고 검찰에 고소한 그들의 행위에 대해 국민들이 황당해하는 것은 그들이 훼손되었다는 명예는 이상호 기자의 비판이 정당했기 때문입니다.

 

"이상호 기자가 지난 5월 8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고발뉴스를 진행하면서 'MBC가 언론이기를 포기한 노골적인 왜곡 보도로 대통령을 옹위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MBC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상호 기자가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허위 사실을 주장했고, 불특정 다수가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상태로 <고발뉴스> 사이트와 유튜브 등에 게재하는 등 공영방송인 MBC의 사회적 명예와 위신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

 

MBC는 이상호 기자를 고발하며 그가 자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근거 없는 일방적 허위 사실을 기반으로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방식으로 공영방송인 MBC의 사회적 명예와 위신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상호 기자에 대해 단순한 형사 고소만이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들은 고발을 하면서 자신들을 공영방송이라고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그렇게 자랑스러워했던 '공영방송'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공영방송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한 MBC가 스스로 공영방송으로서 위상을 저버린 행위는 자사 기자들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MBC는 이상호 기자를 고발하기 전에 왜 자사 기자들이 대거 사과문을 올리고 반성을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합니다. 왜 공영방송사에 근무하는 기자들이 자사가 잘못하고 있다고 스스로 비판하는 것은 그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MBC는 이상호 기자가 '기자가 아닌 시용기자가 만드는 뉴스가 아닌 흉기'로 지칭하는 등 문화방송을 모욕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용기자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잘 드러난 결과이고, MBC가 공영방송으로 가치를 상실한 것은 이명박 시절 만천하에 스스로 공개한 일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자마자 피해자의 보험료 계산이나 하고 있는 MBC를 정상적인 방송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은 없었습니다.

 

 

MBC 기자들 스스로 KBS 기자들의 반성문에 많은 반응을 보인 것과 달리, MBC의 기자들의 반성에는 그 어떤 반응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한스러워했습니다. 이미 MBC를 방송이라고조차 보지 않는다는 자괴감은 MBC 기자들에게는 큰 아픔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한 MBC. 그런 MBC를 더는 방송으로 생각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MBC 기자들이 느끼는 모멸감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만나면 좋은 친구 MBC를 망가뜨린 안광한 사장, 저를 고소했다. MBC에 훼손될 명예가 무엇이 남아있는지 성실하게 짚어드리겠다. 고발기자질 20년, 85번째 소송 흔쾌히 받아드린다"

이상호 기자는 15일 트위터를 통해 MBC의 고소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고소를 당해왔던 이상호 기자로서는 고소꺼리도 안 되는 고소 남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습니다. 비판이 생명이 언론이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고소를 남발하는 현상부터가 MBC가 정상이 아니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명예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만든 MBC는 그들의 잘못을 비판한 기자에게 명예를 훼손했다고 합니다. 언론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 MBC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이제 고소를 해야 할 차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도 가치도 저버린 그들은 더는 언론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큰 위험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고소를 바라보며 국민들이 헛웃음을 짓는 것을 아마도 MBC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알면서도 하는 나쁜 짓은 그래서 더욱 위험해 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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