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7. 09:54

김시곤 기자회견 길환영 KBS 사장 김시곤 퇴진 요구도 청와대의 지시였다

막말 파문으로 논란이 있었던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보직 사퇴에 청와대가 개입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길환영 KBS 사장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김 보도국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사실은 충격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이들의 관계가 핵심 인물들의 발언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길환영 김시곤에게 보인 눈물, 청와대의 개입 이 정권이 물러나야 할 이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김시곤 KBS 전 보두국장이 기자협회 총회에 참석해 밝힌 내용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박근혜 퇴진은 당연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강한 의심만 존재했던 청와대의 언론 개입이 사실이라고 드러났다는 것만으로도 이는 큰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길환영 KBS 사장이 울며 대통령 뜻이니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이야기를 했다는 김 보도국장의 이야기는 이 정권이 현재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만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론 통제를 통해 제대로 된 보도가 아닌 오직 자신들의 잘못만 감추기에 급급한 현실은 우리가 느낄 수밖에 없는 지독한 문제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뉴스에 대한 개입을 안 했던 사장이 정연주, 이병순 전 사장이었다. 뉴스 큐시트를 받기 시작한 게 김인규 사장이고 지금까지 이어졌다"

 

"인사 문제는 대상자가 있어 말할 수 없지만, 당시 보도국장, 본부장까지 보도본부에 있는 간부들은 다 그 의견(청와대 요청)에 반대했다"

 

기자협회에 참석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밝힌 이야기는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권력의 시녀 역할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명확했습니다. 정연주, 이병순 전 사장 시절에는 뉴스 개임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인규부터 뉴스 큐시트를 받아 사전 검열을 했다는 말로 이명박부터 언론 통제를 강화했음을 주장했습니다.

 

청와대에서 KBS의 특정 출입 기자를 특정해 요구한 사실 역시 설이 아닌 진짜 요구가 존재했음을 고백했습니다. 청와대가 자신의 입맛대로 특정한 기자를 출입기자로 요구했다는 사실은 그들이 언론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점에서 한심하게 다가옵니다. 정권의 KBS 통제는 이명박 정부 당시 KBS 사장에 임명된 김인규 전 사장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박근혜 정부 들어 KBS에 대해서는 이정현 홍보수석이 직접 개입했다고 김 전 국장은 주장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관련해 가장 비판적인 것이 KBS였지만 정부쪽에서는 해경을 비난하지 말 것을 여러 번 요청했다"


"(청와대에서) 한참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니 해경 비판을 나중에 하더라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해경 관련 보도가 꾸준히 나갔고, 그런 요청이 잘 안 받아들여지니까 다른 루트를 통해서 전달된 것 같다. 사장을 통한 루트인데 5월 5일 사장이 취임 이후 처음 보도본부장실을 방문, 해경에 대한 비판은 하지 말라달라는 지시가 있었다"

 

이정현 홍보수석이 해경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니 해경 비판을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압력이 내려왔다고 합니다. 구원파 문제는 제기했지만, 해경에 대해 비판하지 않은 이유는 청와대의 요구와 길 사장의 압력 때문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5월 5일 취임한 사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보도본부장실을 방문해 해경 비판을 하지 말라고 지시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영방송의 사장이라는 자가 취임 후 첫 일이 해경 비판은 하지 말라는 언론 통제였다는 사실은 경악스럽습니다. 이 정권이 방송을 어떻게 지배해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명박을 시작으로 현 정권까지 고착화된 언론 통제는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통제해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몸살을 앓았다. 이른바 꼭지 늘리기 고민이다. 여당 모 의원이 TV에서 얘기하는 날은 반드시 전화가 왔다. 어떤 이유가 있든 그 아이템을 소화해라. 일방적으로 할 수 없으니까 야당과 섞어서라도 해라. 누구라고 말을 안 해도 정치부 기자들이라면 모두 알 것이고, 화면에 가장 많이 등장한 사람 헤아려보면 금방 알 것"

 

KBS가 땡박 뉴스라는 사실 역시 김 국장은 사실이라고 고백했습니다. 해외 순방 때마다 꼭지 늘리기를 해왔다고 합니다. 여당 의원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다루도록 요구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소화하라고 지시를 했다는 사실은 참혹합니다. 언론이 권력의 시녀로 살아가고 있음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새벽 2시 40분. 새벽 3시에 6층 임원 회의실에서 사장. 부사장. 임원, 보도본부 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요구에 대해, 정면 돌파하는 것으로 사장이 결정하고 확인했고 당일 오후 2시 KBS본부 주장을 반박하는 공식 기자회견을 하기로 확정했다"

 

"오후 12시 25분 사장이 면담하겠다는 연락이 와서 올라갔다. 사장의 전언은 '주말에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어 위기국면이다. 기자회견 잘 해 주길 바란다'고 이야기를 들었고 기자회견을 35분 남은 시각에 사장이 청와대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회사를 그만 두라고 했다"

 

"3개월만 쉬면 일자리를 찾아보겠다고 회유를 했다. 그러면서 이걸 거역하면 자기 자신도 살아남을 수 없고, 이건 대통령의 뜻이라고 까지 말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이 사람이 과연 언론기관의 수장이고, 이곳이 과연 언론기관인가 하는 자괴감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김 전 국장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사퇴하는 상황에 대한 설명은 가관이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KBS를 찾은 상황 그들은 간부회의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유가족 요구에 대해 정면 돌파를 하는 것으로 사장이 결정하고 확인했다고 합니다.

 

길 사장이 유가족들의 방문을 외면한 것은 바로 길 사장이 결정한 사안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황에 김 전 국장은 자신의 사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지기 전 길 사장과 면담을 했다고 합니다. 그 면담은 시장이 먼저 요구했고, 그곳에 간 김 전 국장은 길 사장이 청와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혔음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되어 있으니 기자회견 잘 하라는 말과 함께 청와대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회사를 그만 두라고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기자회견 35분을 남기고 청와대에서 김 전 국장에게 사직서를 받도록 요구했다는 사실은 청와대와 KBS의 관계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김 전 국장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길 사장이 퇴진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이유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보직 사퇴를 통해 대중들의 관심이 사라지면 다시 복직시키겠다는 생각을 했던 그들이 여론이 심각해지자 방향을 바꾼 것입니다. 청와대가 길 사장에 직접 연락해 김 전 국장에게 사직서를 받도록 요구했다는 대목은 KBS는 독립된 언론이 아니었다는 증명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뜻이라며 사장이 보도국장에게 눈물까지 흘리는 이 처참한 현실에서 KBS는 완전히 망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명박을 시작으로 박근혜로 이어진 언론 통제는 세월호 참사와 함께 최악의 상황을 낳고 말았습니다. 언론이 언론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그들은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진행되었음에도 길환영 사장은 퇴진할 뜻이 없음을 밝혔습니다. 뉴스가 멈춘다고 해도 그저 감내하면 된다는 길 사장에게 언론이란 그저 자신의 철밥통 정도일 뿐이었습니다. 청와대가 선사한 그 자리를 어떻게든 지켜내면 그만이라는 한심한 언론인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언론은 처참하게 망가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청와대에 지시를 받는 언론사는 언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KBS 수신료를 올려 줘야한다고 나서는 새누리당의 한심한 작태는 그들이 무엇을 위함인지만 명확했습니다. 청와대의 입이 된 KBS에게 그들이 요구하는 돈을 던져주겠다는 새누리당의 행동은 결국 그들 스스로 언론이 권력의 종이라는 사실만 명확하게 했습니다. 언론이 바로서야 사회가 바로 선다는 당연한 진리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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