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6. 11:20

신경민 의원이 밝힌 새누리당의 자기부정, 필리버스터 국민들을 깨운다

필리버스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언제 끝날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를 통해 잠들어있던 국민들의 분노가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분열이 시작되며 다시 한 번 몰락의 길을 걷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야당 역시 자기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필리버스터로 다시 드러난 새누리당의 자가당착, 이래도 투표를 포기할래?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11번째 주자로 나서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필리버스터로 인해 많은 이들은 국회의장에 의해 직권상정 되었던 '테러방지법'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중대 사안이라는 점에서 깊이 있는 논의를 거쳐 진행되어야 함에도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처리를 시도했다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그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국내 테러 위협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장을 이를 전시 상황이라고 하며 직권상정 했다. 여야 합의도 이루지 못한 중대 사안을 평시를 전시라 이야기한 국회의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 직권상정부터가 잘못인 '테러방지법'은 철저하게 국민들을 탄압하기 위한 악법일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그리고 국회의장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테러방지법'의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도발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주중하는 주적 북한의 도발은 테러가 아닌 전쟁이다. 테러라는 개념은 그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거스 마틴의 책 <테리즘:개념과 쟁점>에서 테러는 '국가 하위 행위자''불법적 무력의 사용''비정규적 수단''정치적 동기''연약한 민간인과 소극적 군사목표에 대한 공격''목적의식을 가지고 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라 이야기하고 있다. 이른 기준에서 보면 그들이 주장하는 '테러'는 동의할 수 없다.

 

북한의 도발과 무장세력 침투는 말 그대로 군사적 도발이지 테러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가대 국가의 대립 과정을 테러라고 규정하고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911 테러 후 미국은 강력한 법을 통해 테러 방지에 나섰다.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한 미국의 테러 방지법은 수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최근 아이폰과 관련한 테러 방지법과 개인정보 보호의 대립은 필연적인 고민이다. 국가 안보를 위해 개인의 정보를 포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나마 개인에 대한 보호가 철저한 미국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 논의는 미국이기에 가능한 문제다.

 

국정원 직원인 '좌익효수'가 벌인 행위는 '테러방지법'이 여당에 의해 통과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선거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여당에 부정적인 인물에 대해 섬뜩한 공격을 서슴지 않는 그들의 행태는 하지만 무죄로 보호받았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일이 우리에게는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모든 권력을 다 주는 '테러방지법'이 원안처럼 통과되어 진행된다면 대한민국에서 사는 모든 국민들은 그들의 감시 대상이 된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그들은 아무런 제재 없이 무한대로 감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렵게 다가올 뿐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보인 행태를 생각해보면 그들의 영구집권 전략의 마지막 마침표는 바로 이런 국가 통제에 있음이 명확하다.

 

어제 필리버스터에 나선 신경민 의원은 많은 이들의 호평과 박수를 받았다.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대통령은 회의를 하며 모두를 비하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책상을 두드리는 행동을 통해 호통을 치는 대통령은 마치 과거 왕이라도 되는 듯했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드러내기에 여념이 없는 이 한심한 존재는 그래서 경악스럽기만 하다.

 

신경민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하면서 수많은 자료 중 하나를 공개했다. 그건 새누리당의 공약에 포함되어 있던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자료였다. 신 의원의 발언 직후 새누리당 홈페이지는 마비가 되었다. 많은 국민들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몰려든 이유도 있지만, 많은 이들은 새누리당이 자발적인 폭발을 통해 확인을 불가능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스스로 자랑스럽게 '필리버스터'를 국회의 합리적 의사절차와 질서유지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적시하고 있다. 자신들이 자랑스럽게 내세운 '필리버스터'가 야당에 의해 행해지면 이는 불법이라고 외치는 새누리당은 과연 정치꾼인지부터가 의심스럽다. 개인적으로는 새누리당의 대다수 의원들은 '필리버스터'가 뭔지도 몰랐을 것이고, 자신들의 공약집에 그가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필리버스터'는 수많은 이들을 깨우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정치를 오직 자신들의 권력 무한 연장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자들에 맞서기 위해 시민들이 조금씩 일어서기 시작했다. 엉망이 되어버린 한국 정치에 필리버스터는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의 주장처럼 '테러방지법'은 독재자 박정희의 유신의 부활이 우려된다.

 

이합집산의 집합체로 전락해버린 국회에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테러방지법'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문제가 많기는 하지만 더불어 민주당에 의해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야권의 단합과 승리 방정식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국민들은 현 정부가 더는 권력을 가져서는 안 되는 집단이라는 공감대를 구축하고 있다. 언론을 장악하고, 그것도 모자라 국정원을 이용해 국민 전체를 상시 감시체제로 이끌겠다는 이 잔인한 독재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투표만이 답이다. 이제 모든 것은 국민들의 선택에 달렸다.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아래 공감을 눌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