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21. 10:30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화법 속 노골적인 최순실 구하기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선을 선언했다. 최순실이라는 실명은 거론조차 하지 않은 채 잘못했다 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다. 그리고 여전히 유체이탈화법을 활용해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주장만 가득한 발언들은 한심하기만 하다.

 

박 대통령 미르 케이 스포츠 재단 건들지 말라는 엄포가 황당하다

 

 

문제의 두 재단은 국가적인 대업을 이루기 위한 재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합법적인 재단이라고 외치고 있다. 재벌들이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거국적으로 힘을 모은 것일 뿐 그 어떤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단 주장이다. 자신은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재벌들과 협의해 왔다는 말도 했다.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발언했다. 그 발언 속에 최순실은 당연하게도 없었다. 문제의 두 재단은 철저하게 재벌들이 알아서 만든 것일 뿐 그 누구의 간섭도 외압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자발적으로 좋은 일을 해보겠다고 만들었을 뿐 자신이나 최순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식의 발언이었다. 최순실이라는 단어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고, 철저하게 현재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는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철저하게 꼬리 자르기에만 여념이 없는 박 대통령의 행동은 경악스럽다.

 

박 대통령은 검찰에게 미르와 케이 스포츠재단에 대한 수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마저 제시했다. 조성과정은 재벌들이 알아서 만든 것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 최순실이 개입한 것도 사실무근이다. 다만 자금을 유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그건 처벌해도 좋다. 이 정도로 박 대통령의 현실 인식 감각이다.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다"

재단 설립은 문제 삼지 말고 오직 '자금을 유용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다면' 처벌을 하라는 박 대통령의 선 긋기는 철저하게 자신과 최순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130년 전통의 이화여대를 엉망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는 그 어떤 발언도 하지 않는 박 대통령에게는 이 사건 역시 아무렇지도 않아 보인다.

 

자신은 마치 돈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투명한 존재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형제들과 적이 될 정도로 싸웠던 어린이회관 문제 등 수많은 돈을 놓고 싸운 일들은 유명한 일이다. 그런 자가 물욕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만큼 파렴치한 경우도 없을 것이다.

 

자신이 퇴임 후를 생각하며 만든 재단이 아니라는 발언 속에는 모두에게 들켜서 괴롭다는 말로 들릴 정도니 말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두 재단 설립과 관련해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입으로 적극적으로 재벌들을 통해 재단 설립을 하도록 유도했다고 밝혔다.

 

실제 재단 설립을 하기 전 재벌들과의 모임에서 줄기차게 재단 설립을 요구하는 발언들을 해왔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문까지 고쳐 썼다는 말이 진짜일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완벽한 퍼즐처럼 맞춰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손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는 행태 속에서도 박 대통령이 당당한 것은 지금까지 자신의 손으로 눈만 가리면 모든 일이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의회 정치도 존재하지 않고 국민들을 위한 정치는 처음부터 없었던 박 정부의 현실은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최순실과 정유라는 독일에 숨었다. 완벽한 몸을 숨긴 상태에서 박 대통령은 재단 설립과 관련해서가 아니라 설립 후 자금 운영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면 그건 처벌해도 된다고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철저하게 몸을 사리며 우병우에게 점검을 받으며 우병우 논란을 수사하는 검찰이 과연 정상적인 수사를 할까? 절대 그럴 리가 없다.

 

최순실을 붙잡는 일은 쉽지 않다. 이미 엄청난 자금을 가지고 해외로 나가 숨어있는 자를 붙잡는 것이 쉽지 않다. 확고한 의지가 있어도 쉽지 않은 자를 철저하게 대통령이 비호하는 상황에서 잡는단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국민들을 농락하는 유체이탈화법을 통해 너희들이 떠드니 내가 이 정도까지는 해주겠다는 식의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았더니 국민 위에 군림하는 왕이 되고자 했던 박 대통령. 독재자 박정희를 신격화하기 위해 혈세를 퍼붓고 있는 이 황당한 현실 속에서 최측근 비리에 철저히 눈감고 귀 막은 자는 더는 권력을 가져서는 안 된다. 최소한 권력은 권력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자의 몫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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