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6. 11:16

제주 세계 7대 경관 논란은 MB식 과시욕이 빚은 참극이다

제주도가 세계 7대 경관에 선정되었다며 화려한 행사를 가지는 것을 보며 많은 이들은 의아해했습니다. 그게 뭔데? 캠페인을 하고 이를 통해 제주도를 알리겠다는 노력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사기성이 짙은 단체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국가적인 지원에 시민의 혈세까지 동원되는 상황은 큰 문제입니다.

세계 7대 경관 쇼를 하지 않아도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특별한 곳이다




추적 60분은 뉴 세븐 원더스라는 재단에서 추진한 '세계 7대 경관' 선정 과정에 제주도와 범국민추진위와 KT, 정부가 함께 해서 만든 부실이라는 주장을 현지 취재까지 하며 의문을 제시했습니다. 실체가 불분명한 재단이 공신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문제는 이 논란의 핵심입니다. 

버나드 웨버라는 인물이 이사장으로 있는 이 단체는 스위스 현지에서도 정체불명의 이상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데 유독 제주도와 범국민추진위만이 확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어떤 근거로 그들이 공신력 있는 조직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이런 퍼포먼스로 인해 국민의 혈세 수백억이 그들의 손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큰 문제입니다. 

사무실이 존재하지 않으면서도 사무실이 존재한다고 이야기를 하는 N7W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스위스 취리히까지 날아간 추적 60분 팀은 그들이 이야기한 그곳은 사무실이 아닌 재단 이사장 어머니가 만든 개인 박물관임을 밝혀냅니다. 백만장자인 그가 벌이는 이벤트에 스위스 현지 방송도 관심을 가졌고 그 행사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석연찮은 의문점들을 발견하고 이로 인해 논란이 증폭되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스위스 기자가 단언하듯 그들은 사기꾼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단체가 유독 제주도만 서둘러 '세계 7대 경관'으로 확정한 이유는 여전히 석연찮기만 합니다. 계약서에 대한 공개를 꺼려하고 무슨 이야기들이 오고갔는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제주도와 범국민추진위의 모습은 의문을 더욱 키울 뿐이었습니다.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의 돈이 N7W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상업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들을 초청하는 경비는 범국민추진위원장 본인의 돈을 사용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은 보는 이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중복 투표를 통해 엄청난 전화요금이 발생할 수밖에는 없고 이를 KT와 N7W와 나눠 가지기로 한 협약은 말 그대로 그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보존해주는 방식의 계약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제주도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시민의 혈세로 전화요금을 내는 도청 전화를 사용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적 보고를 하듯 매일 점검을 해서 투표율을 올리는데 공무원들을 이용했다는 점에서도 이 문제는 단순히 넘길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한 사람이 많게는 하루에 500 통이 넘는 전화를 했다는 점에서 시민의 혈세를 펑펑 써서 실체가 불분명한 재단의 수익을 올려주는데 혈안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 논란의 핵심은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미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도의 정경은 유령단체를 내세워 쇼를 하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입니다. 제주도 부지사가 N7W에 선정되어 중국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왔다며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듯한 발언에서 많은 이들이 경악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들의 실수를 덮기 위해 실체도 불분명한 재단의 공로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민의 혈세가 200억 가량 KT와 N7W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제주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실무자가 이런 터무니없는 이야기나 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관광이 가장 중요한 산업인 몰디브가 왜 신청을 철회했는지가 밝혀지는 순간 과연 제주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돈으로 사는 타이틀과 통신사를 통해 엄청난 비용을 발생시켜 이득을 취하려는 N7W 재단의 상업성, 이후 계약서를 통해 수많은 상업적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강제한 그들에게 농락당하지 않기 위해 신청을 철회한 몰디브와 달리, 제주도는 왜 그토록 선정에 목을 매야만 했던 것일까요?

스위스의 유명 관광지는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 선정을 하고 이후 돈을 요구하자 몰디브와 마찬가지로 철회했다고 합니다. 세계 유명 관광지를 후보지로 선정한 것은 자신들의 돈놀이에 신뢰감을 부여하기 위한 행위였음이 '추적 60분' 탐사 보도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최종 후보지에 선정되었음에도 그들의 선정에 응하지 않기도 했다는 인도네시아는 400억을 요구한 재단의 횡포로 인해 모든 것은 종결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모두가 원했지만 일부가 문제를 제기해 벌어진 그들 내부적 논란의 결과라는 N7W측의 답변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과연 N7W가 유네스코보다 공신력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만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는 선정에 목을 맨 제주도와 문광부, 범국민추진위가 소명해야만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방송 후 논란 확산을 대비하 제주-범국민추진위는 발 빠르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버나드 웨버 이사장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가진다고 발표했습니다. 추적 60분 팀이 그토록 만나 인터뷰를 하고 싶어 했던 이사장이 국내로 들어와 기자회견을 가지겠다고 하니, 그 실체에 대한 검증은 얇지만 그나마 단초를 제공하는 수준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엄청난 수익이 보장된 상황에서 장사꾼의 이야기에 얼마나 신뢰를 할 수 있으냐는 문제는 이를 지켜보는 개개인의 몫이겠지요.

유네스코에 의해 제주도는 이미 생물권 보존지역, 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 공원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유네스코와는 달리 개인이 운영하는 재단에 수백억에 달하는 시민 혈세를 들여 쇼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MB 정권 들어서 국격을 이야기하며 외부적으로 내보이는 일에 매진하는 모습과 '세계 7대 경관'은 무척이나 닮아 있습니다. 쇼를 위해 국민들의 혈세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쏟아내는 모습까지 닮은 이 황당한 쇼는 철저하게 자신들의 만족을 위해 국민들의 돈을 함부로 사용하는 부조리에 문제의 핵심이 존재합니다. 투명성마저 결여된 철저한 상업적인 개인 재단에 휘둘려 시민 혈세 수백억을 낭비하는 제주도와 이에 부화뇌동하는 한국 정부의 안일함은 국민들의 분노를 살 수밖에는 없습니다.

한국 기업들을 독려해 투표기간동안 홈페이지 배너 광고를 실어주고 전화투표를 통해 수백억의 비용이 버나드 웨버라는 존재에게 들어가는 이 황당한 사건에 지자체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사실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스위스 관광청마저도 KBS의 요청에 의해 알게 된 재단의 실체. 이후 취재를 통해 속속 드러난 황당한 계약 등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FTA를 통과시켜주고 수십조에 달하는 무기 구매를 1년 앞둔 상황에 무조건 해야겠다는 이명박 정권은 오바마에게 절친이라는 칭찬을 받아 행복한 듯합니다. 국민들의 혈세와 미래를 담보로 국격을 높였다고 자화자찬에 정신이 없는 현 정권과 미 대통령의 절친 발언에 감사해하는 모습은 우리의 현실이자 절망입니다. 너무 닮은 둘의 모습이 현 정권의 정체성이라면 우리가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명확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