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9. 11:29

그것이알고싶다 후폭풍과 남양유업의 기고만장, 국민들의 분노에도 변하지 않는다

영남제분 회장 전 부인의 살인 청부를 한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 후폭풍이 대단합니다. 무기징역을 당한 상황에서 초호화 병실에서 편안하게 생활하는 모습은 모두를 경악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영원한 진리인 대한민국 사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번 방송은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분노가 잠깐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변화로 이끌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남양유업의 방종, 그것이 알고싶다 후폭풍이 기억해야 할 것들

 

 

 

 

2002년 벌어졌던 재벌가 사모님의 여대생 살인사건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11년이 흐른 현재 무기징역을 받은 그녀는 하루 수백만 원에 달하는 최고급 병실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녀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부패한 검찰과 의사 등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돈만 많다면 잔인한 살인을 교사해도 아무런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빨간불이 켜져 있음을 잘 보여준 사태였습니다.

 

법 위에 군림해있던 이 파렴치한 범죄는 공권력은 손 놓고 피해자의 아버지가 자비를 들여 해외로 도주한 범인을 1년 동안 추적해 잡아 해결한 사건이었습니다. 잔인하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여대생을 폭행하고 공기총으로 쏴서 죽인 잔인한 살인사건은 살인자 두 명과 사주한 회장 부인의 무기징역으로 끝난 듯했습니다.

 

무기징역을 받으며 자신의 죄에 대해 반성을 해야 할 범인은 검찰과 의사를 매수해 초고가 병실에서 호위호식하며 일반상식을 파괴하는 행위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돈이면 뭐든지 가능한 현실 속에서 세상과 영원히 격리되어야 하는 회장 부인은 당당했습니다. 여전히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일은 없고 오직 자신의 부만 내세우는 파렴치한 그녀에 대해 국민들의 공분은 대단할 정도입니다.

 

갑과 을의 불합리함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 11년 전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돈이 많다는 이유로 법마저 무의미하게 만드는 행위는 충격 그 이상의 분노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서민들은 가진 자들에 의해 살인을 당해도 제대로 말도 할 수 없는 세상이라는 점이 분노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렴치한 전 부인으로 인해 영남제분에 대한 불매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밀가루를 어디에 팔았는지 그리고 그렇게 팔린 업체에서 생산하는 상품을 불매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매운동이 얼마나 실효가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더욱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상품이 아닌 원자재에 속하는 밀가루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막무가내 밀어내기 횡포로 공분을 샀던 남양유업은 거짓 사과 등으로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앞으로는 사과하고 뒤로는 자신들을 궁지로 몰고 있는 대리점협회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앞뒤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밀어내기 횡포가 밝혀지자 회장은 급하게 자신의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파렴치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오직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그들에게 국민들의 공분은 무서운 것이 아닙니다. 그저 냄비가 끓듯, 혹은 소나기가 내리듯 잠시 시간만 지나면 다시 횡포를 부려도 상관없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장사치들인 그들입니다.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남양유업에 대해 공정위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수억 원 대의 벌금만 무는 것이 전부라고 합니다. 남양유업 사태는 국민들의 관심이 조금만 사라지면 아무렇지도 않게 과거의 밀어내기를 더욱 정교하게 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구조적으로 잘못을 바로잡지 않는 한 우리가 이렇게 공분하는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회장 부인의 돈에 검사도 의사도, 모든 권력 기관들이 알아서 기는 행태는 이번 논란으로 사라질 것이라 믿는 이들은 없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남양유업 불공정행위의 과징금은 잘해야 수억원일 것이다. 대리점주 입장에서는 본사의 판매목표 달성이나 신제품 판촉 강요가 불이익을 동반한 구입강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본사 입장에서 보면 경영 활동이라고 반박할 여지가 있다"

"국내 우유시장이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남양유업 같은 회사의 대리점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어느 정도 매출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만약 남양유업이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신제품이나 안 팔리는 물건의 판매 촉진 활동을 했다면 공정거래법 등을 적용해 처벌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정위가 밝힌 남양유업 처벌 불가능한 이유는 우리의 현실이 재벌들의 만행을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권력이 돈 권력의 노예가 된 상황에서 두 사건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사건일 뿐입니다.

 

뉴스타파에서 지난주부터 조세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재벌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권 역시 재벌들만을 위한 나라로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국민들의 일자리 고민은 접어두고 일용직을 늘린다는 한심한 노동정책은 가진 자들만을 위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습니다.

 

가진 자들의 기고만장과 오만은 결코 꺽일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돈의 노예가 된 정치권력들이 스스로 개가 되기를 자청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해결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냄비근성으로 치부하는 대중들의 관심만 사라지기를 바라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만 할 시점입니다.

 

공분이 단순한 공분으로 끝나지 않고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의 힘만으로 이를 해결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한심한 정치꾼들에게도 무서운 것은 국민들의 분노입니다. 그들에게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요구하는 방법만이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제대로 된 정치인들을 뽑지 못한 국민들의 잘못을 뒤늦게 탓한다고 한들 바뀔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보인 한심한 표심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을 멍청한 원숭이 정도로 생각하며 조삼모사만 하고 있습니다. 분노를 분노로 멈추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힘을 만들어야만 하는 시점입니다. 뒤틀린 현실을 바로잡은 것 역시 역사적으로 시민의 힘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바로 시민의 힘이 그나마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할 시점입니다. 대한민국의 희망은 여전히 우리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