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21. 09:39

권은희 사표 그녀의 행보는 결국 현 정부 치명타가 될 부메랑이 될 것이다

지난 대선 국정원 대선 개입을 폭로했던 권은희 수사과장이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하고 이로 인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악랄한 범죄에도 법은 침묵했습니다. 여전히 이들에 대한 판결이 물 방망이 수준이고, 심지어 무죄를 선고하는 파렴치한 행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권은희 사표, 대한민국의 잔인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권은희 과장의 사표는 상징적인 행위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지난 대선 논란을 수사했던 담당자로서 침묵이 아닌 소신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권 과장의 사표는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답답하게 다가옵니다. 경찰이라는 조직에 더는 희망이 없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청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 일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순간 박근혜 후보를 위한 행위는 결과적으로 지난 대선을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몰아갔습니다.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한 이 황당한 현실 속에서 이에 맞서 외롭게 싸웠던 권 과장이 이렇게 사표를 쓰고 스스로 경찰 조직에서 걸어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은 아프게 다가옵니다.

 

소신 발언을 하고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은 검찰이든 경찰이든 조직적으로 내치는 한심한 작태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고 있는 현 정부는 결코 정상이 아닙니다. 이 황망한 정부에서는 현 부당한 권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한심한 현실은 우리가 감내해야만 하는 고통이기도 합니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부터 사직을 고민했다. 주변 사람들과 상의한 끝에 사직서를 내게 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 결과다. 재판부의 판단이 부족하거나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항소심과 상고심이 남아있는 만큼 경찰공무원으로서 명확한 법률적 판단이 나오도록 노력 하겠다"

권 과장이 사표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지난 대선에 불법 행위를 저지른 조직의 우두머리인 청장을 지목한 권 과장이 그 조직에서 제대로 일을 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승진 리스트에서 벗어나 한직으로 몰린 그녀에게 경찰 조직은 끔찍함 그 이상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경찰 조직의 기본가치마저 부정하게 하는 이 끔찍한 현실 속에서 권 과장이 경찰로서 살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부정한 행위를 한 상사에 맞서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권 과장의 용기는 대단했습니다. 저문 권력이 아니라 권력을 잡은 자들 앞에 맞서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한 결과는 좌천이고 분노였습니다.

 

권 과장은 내부고발자가 되었고, 조직은 그런 내부고발자를 결코 용납하지 않습니다. 진실을 위해 자신의 안위마저 버린 권 과장은 그렇게 경찰이라는 조직을 나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권 과장이 7.30 보궐선거에 나설지 알 수는 없지만 벌써부터 정치권에서 촉각을 곤두서는 것은 그만큼 그녀의 행동이 특별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권 과장의 사퇴는 결국 경찰 조직이 여전히 권력의 부환뇌동에 흔들리는 조직이라는 사실만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수사권 독립을 요구하며 검경 대결을 벌인 그들은 이번 권 과장의 사표 제출로 인해 홀로설 수 없는 조직이라는 사실만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권은희 과장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녀의 행동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용감했기 때문입니다. 대선이 끝나고 박근혜 후보가 당선자가 되었지만 그에 반하는 증언을 현직 경찰이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 권력에 대한 악랄함을 잘 알고 있는 권 과장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고 바른 말을 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였기 때문입니다.

 

"불법 인터넷 선거운동 혐의로 고발당한 국정원 직원의 컴퓨터를 분석했는데 ‘문재인·박근혜 후보 지지·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발언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을 것입니다.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말도 안 되는 논리와 비루한 언변으로 야당 후보들에게 밀리고 있던 박 후보에게 천군만마가 된 것은 바로 김용판 전 청장의 보도자료 배포였습니다. 토론회에서도 밀리고, 국정원 여직원이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며 최악의 상황에 처했던 시점이었습니다.

 

판세는 야당 후보인 문재인 후보 쪽으로 급격하게 기우는 상황에서 김 전 청장은 2012년 12월 대선 사흘 전 열린 마지막 텔레비전 대선 후보 토론회 직후 이런 내용의 보도 자료를 뿌리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런 수사 결과는 결국 야당의 음해로 역공을 맞게 되었고, 국정원까지 조직적으로 개입한 공작 정치는 박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박 후보의 당선은 자연스럽게 공작 정치에 개입한 모든 이들에게 면죄부로 돌아갔습니다. 국정원 직원 노트북 등에서 혐의를 입증할 단서를 발견하고도 이를 은폐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경찰청장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청장을 향해 진실을 밝힌 권은희 과장의 증언이 신뢰성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은 살아있는 권력에 무한 충성을 다하는 그들 조직의 병패만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행위였습니다.

 

경찰 조직이 새롭게 거듭나고 검경 수사권 독립을 쟁취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권 과장의 양심선언이 받아들여지고, 잘못을 바로잡았다면 여론은 경찰의 편에 설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경찰의 숙원이었던 검경 수사권 독립은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과제로 남겨졌습니다. 수사권을 독립시키면 부당한 권력을 이용해 잘못된 수사만 할 것이라는 확신만 심어준 김용판 전 청장 사건은 경찰 스스로 자신들의 권리와 위상을 무너트린 중대한 사건이 되고 말았습니다.

 

권은희 과장의 사퇴는 단순한 경찰의 사퇴와 다릅니다. 경찰의 건강함을 보여준 권 과장의 사퇴는 결국 경찰 조직이 썩어 문드러졌다는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방관하고 밀어붙인 현 정부는 역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친일내각을 내세워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는 상황에서 권 과장의 사표 제출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이 파장은 결국 현 정부를 무너트리는 강력한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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